보험 상담을 받다가 이런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 사실 직장 다니면서 보험 쪽도 병행하고 있어요. 부업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최근 몇몇 보험회사가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N잡러 보험설계사 제도를 운영하면서 이런 설계사를 만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 심지어 이런 전화를 받았습니다.

"000님이시죠. ***님의 소개로 전화드려요. 저 ###지역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는데 최근 부업으로 보험일을 같이 해요. 보험 상담 한번 받아 보실래요?"

참 어처구니 없는 전화였습니다.

제가 보험업계 GA에서 오랫동안 일을 한 사실을 알긴 하는건지. 진짜 소개는 맞는건지(***은 제 지인이 맞아요).

아무튼 이런 황당한 전화를 받고 생각나 포스팅을 해봅니다.

여러 보험회사들이 "N잡러 보험설계사"를 도입해 광고하고 리크루팅 중입니다. 물론 금융당국이 제재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기도 합니다.

부업으로 보험설계사를 하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니겠죠. 보험 공부도 열심히 하고 교육에 참여해서 상품 교육도 받고 열심히 숙지하면서 열심히 한다면 누가 뭐라 할까요.

문제는 본업이 따로 있다 보니 상품 공부나 사후 관리에 충분한 시간을 쏟기 어려운 현실적, 구조적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N잡러 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해도 괜찮을까요? 오늘은 보험계약자 입장에서 꼭 알아두어야 할 확인법을 정리해드립니다.


부업하는 N잡러 보험설계샤와 계약할 때 확인할 것 4가지


N잡러 보험설계사, 왜 갑자기 늘었나

N잡러 보험설계사가 급증하는 배경에는 보험회사들의 적극적인 리크루팅이 있습니다.

직장인이나 자영업자에게 "기존 인맥을 활용해 부업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홍보를 앞세워 보험설계사 등록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보험 자격시험 자체는 어렵지 않아서 진입 장벽도 낮습니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설계사 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고, N잡러 설계사 입장에서는 부수입을 기대할 수 있어 보이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보험 상품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보험설계사 자격증을 따는 것과 보험을 제대로 설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보험상품은 종류도 많고 특약 구성도 복잡합니다. 같은 상품이라도 고객의 나이, 직업, 기존 보험 가입 내역, 건강 상태에 따라 설계가 달라져야 합니다.

본업이 따로 있는 N잡러 설계사는 이런 공부에 충분한 시간을 쏟기 어렵습니다. 자연스럽게 설계매니저가 만들어준 제안서를 그대로 활용하는 경향이 생깁니다.

설계매니저는 보험회사에 소속되어 제안서 초안을 만들어주는 지원 인력입니다. 설계매니저 도움을 받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고객에게 설명하면 불완전판매 위험이 높아집니다.

보험금 청구할 때 "이 담보는 해당이 안 된다"는 말을 듣거나, 해지하려 했더니 예상보다 훨씬 적은 환급금이 나오는 상황, 이런 문제들이 생기는 원인 중 하나가 여기 있습니다.


신인 설계사는 어디까지를 기준으로 말하나요

최근 금융당국이 신인 보험설계사 기준을 처음으로 명문화했습니다.

모집종사자 활동 이력이 전혀 없는 경우에만 신인으로 인정하도록 기준을 명확히 했습니다. N잡러로 처음 보험설계사를 시작하는 분들은 신인 설계사에 해당합니다.

신인 설계사에게는 등록 후 1년 이내 노트북 지원, 초기 정착비, 교육비 등 신인활동 지원비가 허용됩니다. 이건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하지만 금융당국도 N잡러 설계사 제도 자체에 제동을 걸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전문성 부족으로 인한 보험계약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보험 가입 전 꼭 확인할 것들

신인 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충분히 교육받고 열심히 공부하는 신인 설계사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험계약자 입장에서 이것들을 꼭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확인 1. 보험이 본업인지 부업인지 물어보세요.

직접 물어봐도 됩니다. 숨길 이유가 없는 정보입니다. 본업 외 시간에 활동한다면 상품 공부나 사후 관리에 시간을 충분히 쏟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확인 2. 질문에 막힘 없이 답하는지 확인하세요.

"이 담보가 왜 저에게 필요한가요?", "비슷한 상품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이런 질문에 즉답이 나오지 않거나 "확인해보겠습니다"가 반복된다면 상품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것일 수 있습니다.


확인 3. 내 상황을 먼저 물어보는지 확인하세요.

기존 보험 가입 내역, 직업, 건강 상태, 경제적 상황을 먼저 파악하지 않고 제안서부터 꺼내드는 설계사라면 맞춤 설계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확인 4. 소속 GA의 교육 체계를 확인하세요.

신인 설계사도 소속 GA의 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이라면 충분히 전문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소속 GA가 어딘지,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고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불완전판매가 의심된다면

가입 후 설명과 다른 보장 내용이 확인됐다면 참지 마시고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신청하세요. 가입 당시 문자, 카카오톡, 통화 녹취 등을 미리 정리해두시면 도움이 됩니다.

불완전판매가 의심된다면 금융감독원 홈페이지(www.fss.or.kr)에서 민원을 신청하거나 콜센터(☎1332)로 상담받으실 수 있습니다.



보험업계가 바뀌고 있지만 내 보험은 내가 챙겨야

금융당국이 신인 설계사 기준을 명확히 하고 N잡러 설계사 제도에 제동을 걸려는 건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리크루팅 경쟁에서 육성 경쟁으로 방향이 바뀌는 흐름도 맞습니다.

하지만 제도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 사이 보험계약자 스스로 내 보험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보험은 가입보다 유지가 중요하고 유지는 결국 믿을 수 있는 보험설계사와의 관계에서 시작됩니다.